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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코와 입

by miss s#.♁ 2025. 1. 17.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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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코와 입>

불쾌하다는 식으로 너의 눈코입은 나를 향하고

나의 눈코입은 허공 속 햇빛 한 줌을 찾다가

땅바닥 위의 모래알을 휘젓다가 저기 저렇게 떠 있는

초승달과 대립해보다가 비로소 불가피하게  너의 눈코입과 마주한다

많은 양의 내실있는 대화는 필요가 없고 

그래서?

그리고?

그런데?

불필요한 접속사들의 공방에 진이 빠진 채 

휴전국 병사의 숙소로 돌아가는 길, 

상스러운 몸놀림과 성스러운 마음가짐으로 

모래알 한톨에 발길질을 가하면

그것은 날아오르며 점점 성장하여 

신종 보름달이 되어 천공에 박혀 버렸다 

쏟아지는 달빛 폭포, 

너와 나의 눈코입은, 나와 너의 입코눈으로 재조직 되어 있었다

우리 다시는 만나선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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